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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보드 워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인 ZOC, LOS, CHIT-PULL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이외에도 몇 가지 개념이 더 있지만, 여러 편에 조금씩 천천히 나눠 쓰겠습니다 ㅎㅎ

아래 세 가지 개념은 워게임에서 통용되는 것들이지만, 게임마다 조금씩 적용 방식이 다르니, 큰 틀 익히는 정도로만 읽어주세요:)

 

ZOC

 

이렇게 게임 말(Counter)과 육각형 격자 지도(Hexgrid)가 있는 게임을 카운터&헥스 게임이라고 합니다.

 

Zone of Control의 줄임말입니다. 우리말로 통제구역, 통제영역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지도에 육각형 그리드가 깔리는 카운터 & 헥스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개념입니다. A측의 유닛이 어떤 헥스에 있을 때, 주변의 6개 칸이 ZOC가 되는 식입니다. 게임마다 적용 방식이 약간씩 다른데, 보통 적의 ZOC로 들어가게 되면 패널티를 받습니다. 이동 제한을 받거나, 공격력 약화 등이 그것이죠. 

잘 이해가 안 된다면, 현실 세계에서의 상식으로 이해해보시면 됩니다. 어떤 들판이 있고, 적과 나와의 거리는 1km입니다. 이때는 내가 하는 작전이나 행동들이 자유롭겠죠? 적이 수퍼맨마냥 초능력을 쓰는 게 아니라면, 적이 1KM 거리에서 나한테 미칠 수 있는 행동을 마땅히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적과 나와의 거리가 단 30M 뿐이라면 어떨까요? 내가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을 하면 적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여차하면 나한테 금새 달려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떤 행동을 하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거예요. ZOC는 바로 이 조심스러움을 표현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ㅎㅎ

 

LOS

 

사격하려는 칸의 중심점과 표적 칸의 중심점을 직선으로 이으면, 그게 LOS입니다.

 

Line of Sight의 줄임말입니다. 주로 '시야선'으로 번역합니다.

우리는 2차원 평면에서 보드 워게임을 하죠. 그래서 유닛들 사이에 어떠한 장애물이 있든 우리는 전지전능한 신의 관점으로 모든 걸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안에서만 존재하는 2차원 내 병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보이는지 확인이 되어야 사격을 하든, 달려들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방법은 유닛들 간의 시야선을 그려보는 겁니다. 시야선은 유닛 사이에 직선을 그림으로써 만들어집니다. 이 직선에 차단 지형(숲, 산, 절벽, 건물, 농장, 경작지 등등)이 닿냐 아니냐를 따지는 겁니다. 

시야선 역시 ZOC처럼, 기본적인 적용 방식(직선 그리기)은 거의 모든 게임에서 동일하게 작동하지만, 세세하게 적용하는 방법은 게임마다 다릅니다. 헥스에 닿냐, 헥스 내의 '실제 지형 그림'에 닿냐, 헥스사이드(헥스를 구성하는 6개의 면)를 정확히 따라 지나냐 등. 

 

드라코 게임사의 '워 스톰 시리즈' 코어 룰북에 있는 시야선 예시

 

최근 제가 시야선 예시가 잘 되어 있다고 느낀 게임이 있는데요. 바로 '워 스톰 시리즈'입니다. 예시는 가장 왼쪽에 있는 병사를 기준으로 설명된 내용입니다. 게임 상에서는 위에서 내려다 보는 평면으로 표현되지만, 친절한 룰북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옆에서 보는 단면으로 예를 들어주기도 합니다.

 

 

Chit-pull

 

컵 속의 치트들

 

치트-풀 시스템은 보드 워게임의 진행 방식 중 하나입니다. 보드게임이 다 그렇듯, 보드 워게임 역시 턴 제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그 안의 내용물(재현하는 전투 등)은 동시에 일어나는 행동들을 시뮬레이션하죠 그래서 이 동시성을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게 치트-풀 시스템입니다. 게임 판 위의 유닛들은 우리가 명령하는 대로 잘 수행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다양한 변수(지휘선 혼동, 패닉, 부대 간 알력 다툼 등)가 있으니까요 ㅎㅎ

고대 청동기 국가들의 전투를 재현하는 '불의 전차'라는 게임도 치트-풀 시스템을 쓰는데요. 예를 저한테 A, B, C라는 부대가 있고, 상대에게 X, Y라는 부대가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각 부대에는 치트(쪼가리)가 하나씩 있는데, 여기엔 각 부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부대가 5개니까, 치트도 5개겠죠? 이 5개의 치트를 컵 같은 불투명한 곳에 넣고, 무작위로 하나를 뽑습니다. Y가 나온다면, Y 부대 소유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Y 부대에게 행동(공격, 이동 등)을 시키고, 유닛의 활성화를 완료시킵니다.

그런 다음 무작위로 치트를 또 하나 뽑습니다. 만약 X가 나왔다면, Y 부대처럼 똑같이 행동을 시키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어떤 부대가 활성화될지 모르게 무작위성을 부여하는 게 치트-풀 시스템입니다.   

 

컵이 없다면 대충 손 안에 넣고 뽑아도 됩니다.

 

말 그대로 어떤 유닛이 활성화될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유닛을 활성화시키지 못 하고, 그냥 그대로 바보 같이 상대에게 얻어 맞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워게이머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전 드라마틱한 연출이 좋아서 치트-풀 시스템을 좋아합니다ㅎㅎ

치트-풀을 사용하는 게임으로는 빅토리 로스트, 다크 밸리, 클래시 오브 자이언츠, GBoH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끝.